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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흔적 남기기

평소보다 특별히 바쁜건 아니었는데, 그냥 이래저래 블로그에 뜸-하게 되었다. 매일 하루살이처럼 눈뜨고, 밥먹고, 일하고, 자고의 반복. 지루한듯 매일이 오묘하게 새로운 느낌으로. 그 동안의 소소한 일상들을 남긴다.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서 꾸벅꾸벅 졸면서 하다가 너무 슬렁슬렁하는 기분이 들어 차라리 오후에 일과가 끝나고 해야겠다 해서 다시 폭풍 헬스 & 싸이클링 중. 뭔 다이어트가 월례행사처럼 불붙었다가 다시 꺼지고 완전 꺼졌다 다시 활활 타오르는 괴상한 period를 그리고있다. 옷을 사러 갔다가 충격을 받고, 식단일기를 다시 쓰기 시작했는데, 이번엔 앱 말고 손글씨로 쓰기시작했다가 정확히 8일 쓴 후 중단.  써도 특별히 먹는것 중에는 단속할만한 메뉴가 없다. 아 물론 라면 빼고..... 물론 양도 빼면... 완벽하다ㅎㅎㅎㅎ


그냥 요즘은 한창 자전거 타는게 즐겁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엔 자전거 타는게 독이긴 하지만, 벛꽃이 흐드러지고 싸리꽃도 피고.. 봄은 감탄이 나오게 아름답다.

-사는 낙 중, 먹는 즐거움이 크다. 물론 다이어트의 압박감도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양을 좀 줄이되 먹는것까지 너무 제한을 두면 내 삶이 너무 척척해질 것 같아 먹고 싶은건 그냥 먹는 편. 어차피 그래봤자 모두 채식 메뉴 ㅎ

인도커리와 일본커리 그 어디쯤 사이의 커리. 인도 향신료들을 이태원에서 사온 이 후, 부쩍 인도커리에 빠져있었는데 앞의 레시피부분은 인도로 중간은 일본 또 마무리는 인도식으로 한마디로 단정지을 수 없는 최강의 채식 커리가 탄생하였다ㅎ 너무 독특하고 색감도 화려해서 과정샷을 다 찍어놓고 초안도 시작했는데 마무리하기가 참... 게으르다. 토마토, 브로컬리, 감자, 당근, 콩, 양파, 파프리카, 두부, 땅콩, 플레인 요거트 등이 들어간 참으로 채식의 모듬 영양소 덩어리라고 불리울 만큼 꽉차고 넘치는 커리.




한국에 오고나서 꽤 오랫동안 너-무 먹고 싶어서 서울의 유명 인도커리집을 수소문하며 이 커리만 먹으러 다녔었는데.. Lygon st에서 먹던 그 맛을 따라가던 집은 없었다. 결국 유튜브와 여러 해외 블로그들을 찾아보고, 직접 시도해보면서 집에서 만들기로. 시금치와 인도식 치즈가 어우러지는 팔락 파니르. 최근에 산 '이렇게 맛있고 멋진 채식이라면'의 저자 생강님의 블로그에도 레시피가 있었는데, 그 레시피로는 내가 기억하던 그 맛이 나지 않아서 실패를 몇번 반복한 후. 드뎌 이곳 저곳에서 짬뽕으로 익힌 레시피가 탄생하였는데, 거의 98% 만족할 만한 맛. 알 수 없는 2%는 아마도 인도태생의 로컬들만이 낼 수 있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빠니르를 직접 만들어서 구워서 딴딴하게 넣어먹어야 제맛인 팔랄 빠니르- 얼마나 그리워 했던지, 이걸 성공해서 먹고 난 후엔 한동안 먹고싶은게 없었을 정도로 목메이며 사랑했던 커리.  팔락파니르는 요리하면서 계속 볶아주고 정신 없이해서 과정샷을 일일이 사진 찍어놓은게 없다. 다음에 하게 된다면 기록을 남겨둬야지. 어쨌든 이 커리의 키포인트는 시금치를 한톨의 걸림없이 잘 갈아주고, 기름에 두툼하게 구운 빠니르가 들어가야 한다는거!!! 비건스타일로 빠니르 대신 두부를 구워 넣어준다고도 하는데, 비추천이다. 시금치와 두부는 함께 먹으면 궁합이 (-)이므로.

빠니르와 비슷하지만, 레몬즙이 덜 들어가서 좀더 부드러운 맛을 내는 리코타치즈. 토마토와 양상추, 파프리카 등을 함께 발사믹소스와 먹으면 이건 뭐 천국이 따로 없다. 간단하게 시금치를 볶다가 오레가노와 크러시드페퍼, 바질 등을 듬뿍 넣고 계란을 넣어 뚜껑을 덮어두면 간단하게 맛있는 브런치 완성. 여기에 토마토도 같이 볶아서 바삭한 빵위에 얹은적이 있었는데 반응이 좋았다.

최근 들어 엄청 빠져있는 베리베리 요거트'-' 딸기가 싸서 박스에 5,000원 정도밖에 하지 않아 부담없이 먹고 있다. 플레인 요거트도 생협에서 파는건데 확실히 맛이 rich하고 담백하고 시큼한게.. 시중에 파는 플레인요거트와는 비교불가. 워낙 많이 먹다보니 지금은 아예 그냥 요거트를 집에서 만들어먹을까 한다. 플레인요거트에 꿀약간, 오디, 딸기, 블랙베리, 블루베리, 산딸기들을 넣고 위에는 아몬드와 땅콩 갈은걸 뿌려서 먹는다. 진짜 환상이다 ㅜㅜ 난 장이 안좋은 편이라, 좀 과하게 먹은 날엔 화장실 신호가 오긴하지만... 맛있는걸 어떻게해. 포기못해.

-요리를 하는 즐거움, 그 요리를 먹는 즐거움, 그리고 또 하나. 의외의 맛집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 티비에 소개된 맛집들 수두룩하지만 막상 가보면 실망하기 일쑤다. 워낙 조미료를 먹지 않다보니 조금만 들어가도 민감하게 느낄 수 있는데, 가보면 그냥 뭐 조미료덩어리. 짠 음식과 단 음식을 기피하다보니 간이 약간만 세도 나에게는 불합격. 티비마켓팅이고 뭐고 없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아예 안가본 사람은 있을 지언정, 한번 가보고 또다시 발걸음 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꺼라 확신하는 집. 반죽, 소스 등등 직접 만드시는 분인데 집에 초대되서 여유롭고 기분좋게 건강한 음식을 먹는 느낌이 든다.
라 뀌진느 선향(www.sunhyang.co.kr, 033-732-7061)
처음 가는 길이 (너무 심각하게) 시골 마을 촌길이라 네비를 의심하며 도착했던 기억이.  처음 갔던 날 찍은 사진이라 아직은 겨울이다. 저날은 눈이 왔던 날이었는데, 오후 3시경쯤이었다. 우리가 첫 손님이었다는데.. 아마도 첫손님이자 마지막 손님이 아니었을까.

어제도 다녀왔었는데, 어제는 날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그새 입소문을 탄건지 가는 길에 전화해보니 자리가 없을 수도 있다는ㅜ 다행이 가보니 마침 자리가 나서 기분좋게 먹고왔다. 사진을 찍으셨던 분이라 그런지 포토잡지들이 많았는데, 나의 예술적 감각으로는 감히 이해할 수 없는 수많은난해한 누드집들이 많았다.



명함에 보면 Needle works도 있던데, 눈길을 잡는 소품들 모두 주인분이 직접 바느질로 하셨단다. 휴지꽂이 말고도 유리창에 해놓은 바느질꽃이라던지, 화장실 거울의 테두리, 쿠션 등등 많았는데 사진이 많지 않다.

처음가서 정말 놀라고 또 놀라웠던 메뉴. 아티쵸크 피자. 세상에 내가 이걸 이 시골 촌구석에서 먹게 되다니...ㅜㅜ 맛은 또 얼마나 기가막히게 맛있던지. 감히 말하건데, 내 인생 최고의 피자 중 Top 3에 든다고 확신한다. 기름기도 적고, 반죽은 또 얼마나 담백하고 고소한지ㅜ. 초라한 나의 글실력으로는 표현할 수가 없다. 어제는 앤쵸비피자와 토마토리코타치즈 펜네를 먹었는데, 역시 난 짠건 별로다 ㅎ 앤쵸비보다는 아티쵸크가 더 맛남. 베이컨은 먹지 않는 식성으로 에그베네딕트는 시키지 않았었지만, 서비스로 주신 직접 구운 잉글리쉬 머핀을 먹고 나서, 다음에 가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그베네딕트를 꼭 먹어야 겠다고 다짐. 여긴 정말 갈때마다 감탄하게 만드는 맛.

그야말로 homemade cook & Home 그 자체. 가정집을 개조해서 하시는 것이기에 가보면 레스토랑이 아닌 정말 그냥 가정집에 초대된 느낌. 뒤에 비닐하우스도있던데 직접 바질, 딜, 타임, rocket 등 허브를 늘려서 재배해 여름 메뉴는 더욱 풍성해 질 것임을 예고하셨다. 메뉴가 많아질 꺼라는 귀뜸도 해주시며, 가지 피자도 넣을것 같다고 하시던데.. 난 그 말만 들어도 심장이 콩닥콩닥. 여름쯤 오면 뒷뜰에서 바로 뜯어 생허브가 듬뿍 올려진 메뉴들을 맛볼수 있을 꺼라는 기대감에 신이 난다. 확실히 이곳은 다르다. 그냥 밥을 먹고 가는 곳이 아니라, 정말 손맛이 느껴지는 건강한 음식을 먹으러 초대받은 느낌. 마음먹고 차타고 가야하는 곳이지만, 또 그런곳이기에 일상에서 떨어져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곳. 어제는 메뉴를 기다리면서 쑥도 뜯고. 봄을 만끽했다.

-지인의 따님분이 미술심리치료를 하신다길래, 나도 해보고 싶다 해서 해봤다. 그냥 카페에 앉아 캐쥬얼하게. 그런데 이게 심상치 않은거다. 얼굴색을 칠하지 않은건 자존감이 낮은거고, 어떤 생물체의 색이 주황색인데 이건 빨강도 노랑도 아닌 뭣도 아닌 색이라는 둥. 처음엔 들으면서 음...그런가? 내가 정말 그런가? 하면서 듣다가 질문들을 하시는데... 뭔가 묘하게 빗나가며 그런거 전혀 없는데? 이런 느낌으로 끝났다. 치료를 해보는게 어떻겠냐고 하시던데, 한시간에 8-9만원. 나 스스로도 이런걸 받을만큼 내가 문제가 있는건가?? 고민하다가 몇년 째 연재되고 있는 웹툰, 어쿠스틱 라이프를 보다가 소름. ㅋㅋㅋㅋ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웹툰인데 그 웹툰을 너무 좋아하는 나머지 따라그리기도 수십번. 대학교 공책에도 정리해둔 걸 보면, 그 캐릭들이 그려져있기도 했다. 웹툰을 보다가 보니, 이상한게 그 캐릭터들의 얼굴만 빼고 색이 칠해져 있었던것. 아...내가 이 영향을 받아서 단순하게 얼굴색을 칠하지 않은거였지;;;;;;;;;;;;;;;;; 그렇다면 그런 심리치료의 논리를 따르자면, 이 작가님도 자존감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것인가? 약간 좀 어이가 없는거다. 고작 그림 한장에 나는 어떤사람이고 어떻다라는걸 쉽게 단정 할수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어쨌든 찝찝한 뒷맛에, 그 비싼 치료까지는 아니고 정혜신 의사의 마인드프리즘에서 하는 '내마음 보고서'라는 걸 신청. 어쨌든 지금껏 스트레스를 받은 상황도 꽤 있었고, 이런저런 일로 마음이 지친 것도 있었으니 언젠가 한번쯤은 제대로 검사를 받아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해서 설문지들을 작성하고 택배로 보내놓은게 2주 전쯤. 오늘이나 내일쯤 나에 대한 나만을 위한 책이 도착할 것이다. 만약에 마음도 치료가 필요하다면 받는게 맞다고 본다. 단한번도 이런 심리검사를 받아본적이 없으니 기대가 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과학적으로 입증된 심리검사니까 아무래도 그림 한장 그린걸로 판단한 것보다는 더욱 믿을만한 검사가 될 듯 싶다.

-요즘 알게된 가수중 정기고라는 가수가 있는데, 완전 푹- 빠져사는 중. 왜 내가 지금껏 이런 사람의 노래를 몰랐을까 하며... 전곡을 다운받아서 매일매일 반복 재생 중. 5월 말에 춘천 남이섬에서 레인보우 페스티벌 라인업에 떴는데... 아직 얼리버드 티켓으로 더 싸게 살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사람이 바글바글한 그 페스티벌에서 캠핑을 하던지 아니면 춘천에서 어디 묵을 곳을 찾아야 한다는게 ㅜㅜㅜ 2일짜리 티켓인데 하루만 보고 오기엔 아깝고..멤버들 모아서 캠핑할 생각을 해보니 화장실도 얼마없고 씻을 곳도 없는데ㅜㅜ 하루만 본다고 해도 섬이기에 줄서서 배타고 나오고 뭐 그런 세세한 그림까지 생각해보니 역시 그냥 서울에서 콘서트 열면 그때나 가볼까하는 생각도.. 그런데 언제쯤 단독콘서트같은걸 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ㅜㅜ. 그러지 역시 가야할까? 아.... 고민고민고민고민.... 일단 티켓팅 궈궈? 흠.....ㅜ

-5월엔 4일 남짓한 연휴 제주도 여행을 어렴풋이 계획중. 은근 숙소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었는데, 숙소예약이 겁나 빨리 나간다. 갑자기 나도 서둘러서 뭘 해야할 것만 같은 기분. 아니면 아예 해외로 ?? 이렇게 미적대다가 이도저도 아니게 될 수도..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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