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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01 야밤의 끝을 잡고.




한동안 아침 7시에 일어나 공복운동을 했었는데 (▽오늘아침 늦잠),
오랜만에 한밤에 줄넘기.
CCTV가 설치되어 있는 놀이터 한가운데서 타바타 인터벌 앱 켜놓고
Electronic Swing 이라는 생소한 부류의 음악에 맞춰 폭풍줄넘기.
약 40분가량을 했다.
희한한게 달리기나 줄넘기같은 운동은 몸에서 열이 나기 시작하는 순간,
알수 없는 쾌락같은 행복감이 든다.
그 때 그 순간만큼은 영원히 그렇게 뛸 수 있을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하지만 저질같은 체력으로 30분정도가 되면 땀은 비오듯 흐르고
티셔츠는 땀에 질펀하게 범벅이 되어 등에 착착 감겨있다.
가로등 불빛만이 까만 10시의 놀이터를 비추고 있는데
어떤 초딩으로 보이는 남자아이가 갑자기 출현.
아무리 머리를 묶고 또 묶고 다시 묶어도 줄넘기를 하다보면 헐거워지고
헝크러지고 끈적한 땀이 머리속 모낭부터 폭포처럼 내려오는 듯
몇몇 머리가닥이 내 얼굴에 척하니 붙여져서 시뻘건 얼굴로 무념무상으로 뛰고있었다.
앱을 켜놓은 핸드폰 한번.
내얼굴 한번.
번갈아 가며 한참을 보고있는데 기분이 영.
핸드폰을 세워둔 미끄럼틀과 뛰고 있는 나 사이에서 그렇게 뻘쭘히 서서
뭔 동물원 원숭이 보듯 구경하는 참 눈치없는 초딩남.
한밤중에 나와서 줄넘기는 하는 이유는 여름밤이 시원하고 UV걱정을 안해도 된다는 점도
있지만, 어두운 밤중이니 남의 눈에 잘 띄지 않고 눈치 안보고 뛸수 있다는 점도 있다.
무념무상으로 미친년 꼴을 하며 뛰고 있다보니 뭐라 말을 건네야 할지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다가 인터벌이 끝나기 전에 옆으로 가더니 그네를 타다가 집에 들어갔다.
그 때 뭐라 말하지 않은 나답지 않았다. 양희은ver.으로 "얘! 너 이름이 모우니?"

샤워를 하고 시간을 보니 12시되기 몇 분전.
먼저들 자고 있을 가족들을 생각해 소리가 제법 큰 드라이기를 쓰기엔 미안해서
선풍기를 강으로 틀어놓고 머리말리기.
아씨. 근데 공들여서 저녁용 기초화장을 해놓은게 바람을 쏘이면서
수분이 날아간듯 한 느낌을 팍팍 받음.
스킨토너-에센스-아이크림-로션-수분크림-화이트닝나이트크림-목크림
7단계에 걸쳐서 해놓았는데..
그래서 미스트를 퐉퐉퐉퐉퐉 뿌려줌.

머리말릴때마다 드는 생각은
1. 머리 10초만에 말리는 기계 없나?
2. 머리 말릴 때, 머리카락 바닥에 안떨어지게 해주는 기계없나?


흠...근데 이 야밤의 이야기의 끝은??
슬슬졸렵다.
이만자자.

Have no dreams,
Sleep well
:D


p.s 아오..임시저장해둔 animal life게시물.. 언제쯤 편집다하고 올릴지;
시작은 화려했는데 몇달째 업데이트가 없다보니 따로 태그를 오픈해둔게 무안스러워지네.
우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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